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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디악 :: ZODIAK Killer

치열함 뒤에 갖는 휴식은 천국과 같다고 했던가?
지금 내게 딱 맞는 표현이 아닐까 한다.
지난 2주간 '피를 말리는'이라는 표현까지는 아니더라도 굉장히 신경을 써왔던 일을
마무리하면서 오늘과 내일은 일에서 손을 놓고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은 더위도 피할 겸 요 며칠간 보고 싶었던 조디악을 보러 갔다.

영화 조디악 포스터
영화 조디악 포스터


조디악, 조디악 킬러라고 하면 범죄학을 전공하거나 그런 쪽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너무도 유명한 미국의 미결 연쇄살인 사건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화성 연쇄 살인처럼.

영화는 희대의 살인마를 다루는 여화답지 않게, 무겁거나 침울한 분위기를 유지하지도 않는다.
어쩌면, 이 영화의 주인공은 조디악 킬러가 아닌 조디악 킬러에 집착하는 카투니스트와 사건 전담 형사 인지도 모르겠다.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일반적인 형사의 이미지 '터프함 이라든지 과격함 같은 것' 를 이 영화에선 찾아볼 수 없다.
처음 형사역을 맡은 배우가 등장하고 그 목소리를 들었을 때 일반 남성보다 더 가는 목소리로 그의 성격을 단박에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
- 실은, 형사의 목소리와 어투가 너무 독특해 이질적이었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바로 익숙해져 버렸다.. -

또 한가지, 70년대부터 80년대 말까지 근 2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영화 배경 안에 잘 살려 내고 있다.
특정시대의 특정 장소가 나타내는 특징을 잘 그려내고 있어 이를 보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가 아닌가 한다.

영화에는 영어 히어링에 잼병이인 나도 피식 하고 웃을 수 있는 블랙 유머들이 요소요소에 배치되어있다.
한 장면에선 '밥은 먹고다니냐?'란 번역이 나오는데-물론 배우의 스크립트는 그렇지 않았지만-
딱 맞는 장면에 적절한 번역으로 묘하게 '살인의 추억'이 오버랩 되어 순간 객석에서 일어나는 약간의 동요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즐거움 중의 하나가 아닐까?


데이빗 핀처 감독의 두 전작을 보단 폭력성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영화.
단, 느린 전개와 인간의 심리를 파악하면서 봐야 하는 영화를 꺼리는 사람에게는
긴 상영시간과 맞물려 무지 지루한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다.

제작노트 ..

2007/08/18 22:04 2007/08/1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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