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은 양날의 칼이야

그녀가 시선을 앞쪽에 고정한 채 입을 열었다.
"만약 그 사건이 없었다면 내 인생은 달라졌겠지. 공부도 열심히 하고, 대학도 들어갔을 거야. 그렇다고 지금보다 좋은 인생을 살았다곤 장담할 수 없지만.... 하지만 난 가장 중요한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을 빼앗긴 거야."
그는 잠자코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 사건이라면 바로 초밥사건이다. 아야코의 인생을 바꿔놓은 중대한 사건.
"규칙은 어차피 인간이 만든 거잖아. 그런데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해? 왜 집안을 돕기 위해 일한 사람은 사흘간 정학을 받아야 하고, 그것을 방해한 사람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 거지?"
"원래 규칙은 양날의 칼이야. 자신을 지켜준다고 생각한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에게 칼을 들이대지. 그런 경우에 중요한 건 그 칼을 사용하는 사람이야. 그런데 무능하고 멍청한 사람은 날카로운 칼을 형식대로 휘두르거든."
아야코는 영원한 원한을 담은 것처럼 말을 토해냈다.

2010/03/01 16:28 2010/03/0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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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장밋빛인지 어떤지는 노력만 해서는 알 수 없다.

미호는 정해진 레일에서 벗어난 꿈을 꾸는 사람 앞에는 변덕스런 운명의 여신이 나타나 성공을 감추어 버린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 그 여신은 심술궂게 성공의 향기만을 살살 뿌리며 어중간한 현재에 사람을 매 놓는다. 그 사람이 얼마나 악전고투하며 고생하든 간에 이후의 미래에 대해서는 알려주는 것이 없다. 그렇게 모두들 겨우 깨닫는 것이다. '노력하면 언젠가 반드시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말은 아무 근거가 없다는 것을, 미래가 장밋빛인지 어떤지는 노력만 해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반대로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 잘못된 길에 힘을 쏟는것은 아닌지, 여태 고생이 도로아미타불로 끝나는 것은 아닌지 초조함만 강해진다. 노력을 보상받는 것은 극히 일부의 인간뿐이다.
언제야 마음으로만 웃는 날이 오지 않을 것인가. 미호는 자신의 미래를 알고 싶었다.
지금 자신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어디로 향해야 좋을까. 살아가는 길을 안내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2009/04/23 20:56 2009/04/2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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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실현



"우린 아직 제대로 이룬 게 없잖아요. 무언가를 이루고 싶어 열심히 노력하지만
바라는 결과가 나올지 어떨지는 모르죠. 결과가 나오는 사람과 나오지 않는 사람의 차이가
어디에 있는 건지도 알 수가 없고."

식사가 나왔다.

"처음부터 '나는 뭔가가 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살 수 있으면 편하겠어요.
하지만 이미 그렇게 될 수는 없겠죠. 우린 모두 뭔가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 눈을 떠 버렸으니까."

2008/11/08 20:59 2008/11/0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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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칼날 : さまよう刃

방황하는 칼날  さまよう刃

방황하는 칼날 さまよう刃

'비밀', '용의자 X의 헌신','백야행' 등의 소설로 유명한 히가시노 케이고(東野 圭吾)씨의 또 한편의 스릴러.

케이고씨의 다른 소설들에 비해 반전이나 긴장감, 트릭이 부족하고 현 사회 시스템을 부정하지 않는 범위에서 결말짓는 모습이 아쉽긴 하지만, 그만큼, 작가는 현행법 시스템의 문제-피의자 인권을 우선시해 피해자 가족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는-에 대해 꼬지 않고 말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소설은 문제 청소년과 그들이 저지른 성범죄의 피해자 아버지, 사건을 담당한 형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본의 청소년들은 웬만큼 큰 잘못을 저질러도 '갱생'이라는 취지에서 법이 그들을 보호해 준다는 사실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다고 한다.(이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갱생'이 통하지 않을 범죄자에게 법은 오히려 보호막 역할일 뿐이 아니냐고 말하면서도 개인적인 복수는 더욱 인정할 수 없는.. 이 같은 이율배반 상황에서 독자는 어떤 감정을 갖게 될까?

소설을 읽어가는 내내 얼마 전 국내에서 게시판을 떠들썩하게 했던 몇몇 고교생 성폭력사건이 오버랩 되면서 피해자 가족이 느꼈을 분노와 억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니, 남의 얘기까지 하지 않아도 좋다. 이런건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지만, 훗날 내 자식이 저런 일을 당한다면 아비 된 입장으로 나는 어떤 기분일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몸서리쳐지는 일이니까..

역시나 이런 문제에 명확한 해답은 없다. 법이나, 개인적인 복수로 해결할 성질의 문제가 아니며 사회 시스템 안에서 발생한 문제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 뿐만 아니라 타인의 일에는 무관심하여 동일한 범죄가 반복되도록 방조한 당신과 나, 우리 모두가 잠재적 공범자가 아닌가하는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2008/05/02 18:18 2008/05/0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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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번 읽고 싶은 책 - 女 회계사 사건수첩

女 회계사 사건수첩

女 회계사 사건수첩 표지

블로고 스피어를 싸돌아 다니다 발견한
'읽어볼 만할 것 같은 소설', '女 회계사 사건수첩'.
일전에도 고백했다시피 여전히 우중충한 스릴러만
골라 읽고 있는데 간만에 밝고 기운 넘칠 것 같은
-게다가 회계에 관한 지식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소설 한 권을 알게 되어 wish list에 쏙~



2008/04/07 02:54 2008/04/07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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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 13階段

근래 읽은 스릴러 중 가장 강한 인상과 만족감을 얻은 작품.
 

13계단 :: 13階段

사형수의 사형집행 순간을 묘사해놓은 장면에서는 사형수와 형을 집행 해야만 하는 사형집행인 사이의
감정의 엇갈림과 고뇌가 소름 돋을 정도로 생생히 전해져 올 정도.

등장인물의 심리상태나 사건전개도 꼼꼼히 묘사하고 있어 자연스레 상황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잘 쓰여 있어 읽기에는 편안했지만 그 내용만큼은 활자처럼 편안하지 않은 수작. 

이 소설도 아니나 다를까 영화화되었다고 한다.
일본 스릴러 영화 연출력을 생각하면 영화 쪽은 안보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떤 식으로
영상화 해 놓았을지 궁금하기 때문에 조만간 볼 듯.

13계단의 의미..

2007/12/05 19:59 2007/12/05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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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서스펜스 소설 좀 추천 해 주세요~

요즘, 스릴러/서스펜스 부류의 소설에 푹 빠져있다.

서스펜서 소설에 빠져들기 시작한 기간은 얼마 되지 않지만.. 예전에는 그다지 감흥이 없었던
(솔직히 말하면 많이 접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만..) 장르였는데 요즘은 영화도/소설도 이쪽으로 심하게
편중되어 있다는걸 스스로 느낄 정도로 빠져 지내고 있다.

많은 서스펜스 소설이 있지만 지난 두 달간은 세 명의 작가 작품을 집중적으로 읽고 있다.

 일본 스릴러 문학의 대표 중 한 명인 키시유스케
 또 한 명의 의학 스릴러 작가 테스 게리첸
 독특한 하드보일드 세계를 선보이는 키리노나쯔오

소설 자체의 재미도 재미지만, 한 작가가 만들어낸 등장인물이 작가의 서로 다른 작품 속에서 보이는 행동을
지켜보는 재미도 소설 자체의 재미만큼이나 흥미롭다.

이 세 작가의 작품 중(이제 여섯 권 밖에 읽지 못했지만...) 가장 독특했던 것이 키리노나쯔오씨의 'Dark'
여류작가의 글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딱딱한 문체와 자신의 손으로 창조한 등장인물들을 처절하게 망가뜨리는
지독한 하드보일드.

며칠 전엔 부장님께 읽고 있는 책들이 너무 Dark한거 아니냔 소리까지 들었다.

하지만 어쩌겠어? 꽤나 재미있는걸..   한동안은 이런류의 책들을 달고 살아도 좋을것 같은데..


Ps. 요 며칠은 DeathProof 가 보고 싶어 미치겠다.
      (롤러코스터같은 영화로 일주일간 쌓인 어깨결림을 날려버릴 수 있지 않을까?)
      오늘 심야 편으로 한번 땡겨볼까 했는데.. 제일 가까운 상영장이 강변..
      비주류, 비인기 영화의 안타까움.. (아니면.. 내가 있는 곳이 문화적 혜택이 적은 지역인가..?)
2007/09/14 23:04 2007/09/14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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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빈 쿡도 다 읽으셨겠네요;;

  2. 다 읽다뇨..
    로빈쿡 소설은 '코마'와 '바이러스'밖에 읽지 못했습니다.
    시간을 내서 로빈 쿡의 다른 소설도 읽어보도록 할게요..

인간은 무었때문에 네트워크를 만들며 산다고 생각해?

미치코는 방을 나가려고 했다.
"저, 선배님."
"뭔데?"
"일부러 제 넋두리를 들어주시려고 오신거예요?"
"그래"
"고맙습니다. 항상 신경 써 주셔서.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마음을 구원해 주고 싶다고 큰소리 떵떵 치며 호스피스를 지원 했으면서, 저도 참...."
미치코는 고개를 저었다.
"키타지마 선생, 인간은 무었때문에 네트워크를 만들며 산다고 생각해?"
갑작스런 질문에 사나에는 당황했다.
"그건 그 편이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할 수 있으며......"
미치코는 코웃음 쳤다.
"키타지마 선생도 역시 인터넷이니 하는것에 물들었구나. 정보따위는 어차피 9할이 쓰레기고 나머지도 독이 든 거야.
인간과 인간의 네트워크라는것은 말이야, 정보망 같은게 아니라 트램펄린( Trampoline ) 네트야."
"......"
"무슨 일이 있어도 혼자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안돼. 무너질 테니까.
그럴 때는 주위 사람들에게 조금씩 충격을 분담시켜서 네트 전체가 흡수하게 만들면 되는거야. 알겠어?"
2007/08/25 12:01 2007/08/2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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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집 :: 싸이코패스

검은집

검은집



더위를 참지못해 집을 뛰쳐나가 심야로 '검은집'을 보고 왔다.

연기력을 의심할 만한 배우는 없었으니 소설을 읽으며 내 머리속에서 그려진 상황을 영화에선
어떻게 연출했는지 비교 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것 같고..
굳이 이런저런 이유를 달지 않아도 개봉 소식 접하면서부터 보고 싶엇던 영화이기도 했기에.

개인적으론 잘  만들어 졌다고 생각한다.
소설에서 보여주는 사건전개를 설명하는 많은 정황 장면들이 상영시간의 제약으로 빠지긴 했지만
스토리 전개가 부자연 스럽거나 하진 않다.

소설보단 한템포 빨리 범인을 밝혀주지만 그 이후 긴장감이 더 해 지는 괜찮은 연출을 보여 준다.

스릴러물 좋아한다면 추천!!
보면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 이런 표현 쓸만한 영화는 데스티네이션 2이후 처음인 것 같다. )

영화 끝나고 나오는 로비에서 어떤 여자가 했던 말이 기억에 맴돈다..
'황정민이란 배우가 있고 탄탄한 원작이 있어서 보게됐는데.. 이렇게 잔인할 줄 몰랐어..'


2007/06/23 04:44 2007/06/23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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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24 00:44
    검은집 Tracked from 구손랜드®